내 감정을 나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한 가지 고백해야 할 일이 있다. 평소 본업으로 안전보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나는 강의 도중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오류가 있다. 왜냐하면 내가 먼저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나 자신을 모른다. 기쁨, 행복, 우울, 짜증, 억울함, 외로움, 슬픔 등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많다. 하지만 내가 그만큼 감정을 인식하며 살고 있다고 대답은 잘 못하겠다.
또한, 내가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편은 아니다. 그저 표현할 대상을 가려가며 내 감정을 표현하거나 숨기고 있을 뿐이다. 그야 그럴게 평소에도 좋아하는 팀장님께 짜증 난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하진 않으니까 말이다.(정말 존경하고 있다. 진심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을 때,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참고 이해하면서 "그럴 수 있지."같은 생각으로 넘어가는 것도 이젠 지쳤을지 모른다. 어느새 억울한 일에 서운하여 화만 내고 짜증만 표현하다가 금방 자포자기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왜 나는 그때그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을까 후회하기도 한다.
원래 사람은 간사한 생물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내가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을 상대방은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라는 말이 있듯이 때때로 잔혹한 사람은 나의 감정을 철저히 무시하거나 짓밟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어느새 지쳐버리고 말았다고 핑계는 댈 수 있지만, 그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나에게
작가는 책 속에서 행복이 무엇인지 기준을 찾아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삶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즉 행복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삶이 행복일 수 있으며, 누군가는 매일 모험을 즐기는 짜릿한 삶이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내게 맞는 행복의 모습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문구를 읽으며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한다. 느리게도 걸어보고, 뛰어보기도 하고, 신나게 활동해보기도 하고, 조용한 생활을 지내보기도 해야 알 수 있다. 내가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버거운 것인지, 그것은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작은 행복에 쌓여 '행복하다.'라는 감정에 자주 빠지거나 큰 행복이 찾아와 한번에 행복하다 느끼거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게 나에게 행복하다는 감정을 주는지, 아닌지조차 모른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작가는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당신에게 자신을 믿어라고 말한다. 실패나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을 탓하기보다 문제를 분석하고 재도전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아직 젊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선택으로 가득 차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삶의 목적이 불분명하여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은 물론 자신이 선택하는 모든 것을 믿지 못한다. 때문에 주변의 많은 목소리에 의지하게끔 되며, 자신의 줏대 없이 완벽한 선택을 하기 위해 끝없이 망설이게만 된다.
오늘도 수고했어
매일같이 행복한 일만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나쁜 일이 찾아오면 그 뒤엔 반드시 기쁜 일이 찾아온다.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이 있지 않은가? 당장 오늘 힘든 일이 찾아와 날 축 쳐지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항상 하루의 마지막에 나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자.
"오늘도 수고했어."
자신이 컨트롤하기 힘든 만큼 감정이 극과 극을 오간다면 먼저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것이다. "괜찮다."라고 말하면 괜찮아지지 않는다. 진짜 자신이 괜찮아야 한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있지만, 정말 감정을 억압하고 본심과 다르게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나를 지치게 만든다.
나 스스로 감정에 솔직해져야겠다. 그렇다고 화가 나면 화난다고 소리를 지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건전한 방식'으로 감정에 다가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변화시켜야 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