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_category { border: 1px solid #E5E5E5; padding: 10px 10px 5px; margin: 10px 0; clear: both; } .another_category h4 { font-size: 12px !important; margin: 0 !important; border-bottom: 1px solid #E5E5E5 !important; padding: 2px 0 6px !important; } .another_category h4 a { font-weight: bold !important; } .another_category table { table-layout: fixed; border-collapse: collapse; width: 100% !important; margin-top: 10px !important; } * html .another_category table { width: auto !important; } *:first-child + html .another_category table { width: auto !important; } .another_category th, .another_category td { padding: 0 0 4px !important; } .another_category th { text-align: left; font-size: 12px !important; font-weight: normal; word-break: break-all; overflow: hidden; line-height: 1.5; } .another_category td { text-align: right; width: 80px; font-size: 11px; } .another_category th a { font-weight: normal; text-decoration: none; border: none !important; } .another_category th a.current { font-weight: bold; text-decoration: none !important; border-bottom: 1px solid !important; } .another_category th span { font-weight: normal; text-decoration: none; font: 10px Tahoma, Sans-serif; border: none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ay, .another_category_color_gray h4 { border-color: #E5E5E5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ay * { color: #909090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ay th a.current { border-color: #909090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ay h4, .another_category_color_gray h4 a { color: #737373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red, .another_category_color_red h4 { border-color: #F6D4D3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red * { color: #E86869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red th a.current { border-color: #E86869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red h4, .another_category_color_red h4 a { color: #ED0908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een, .another_category_color_green h4 { border-color: #CCE7C8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een * { color: #64C05B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een th a.current { border-color: #64C05B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green h4, .another_category_color_green h4 a { color: #3EA731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blue, .another_category_color_blue h4 { border-color: #C8DAF2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blue * { color: #477FD6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blue th a.current { border-color: #477FD6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blue h4, .another_category_color_blue h4 a { color: #1960CA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violet, .another_category_color_violet h4 { border-color: #E1CEEC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violet * { color: #9D64C5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violet th a.current { border-color: #9D64C5 !important; } .another_category_color_violet h4, .another_category_color_violet h4 a { color: #7E2CB5 !important; }
본문 바로가기

불안한 사람들 줄거리 - 팬데믹 시대의 불안을 해소해줄 믿음직한 치료제

728x90

필력의 마술사, 프레드릭 배크만이 복귀하였다.

 

 일단, 책 표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직접 찾아보기를 권장하는 이유로 일부러 표지를 올리지 않는 편인데, 창밖을 바라보는 토끼와 하와이안 피자, 와인, 오픈 하우스 전단지까지 무언가 위화감이 넘쳐난다.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가 원래 필력이 뛰어나 읽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작가로 유명하다지만, 그가 6년 만에 코미디 소설을 집필하였다니, 너무 기대되었다. 누가 뭐라 하더라도 책을 손에 넣겠다는 생각은 가득했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궁금해졌었다.

아니나 다를까, [팬데믹 시대의 불안을 해소해 줄 가장 믿음직한 치료제]부터 시작하여, [역시 배크만이 틀릴 리 없다]는 등, 극찬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쯤 되면 무엇을 더 고민하리,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즉시 책을 구매하였다. 과연 작가는 어떤 말과 글로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까, 더 참을 수 없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하지..? 개판 5분 전?

 

 책의 내용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작가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브라보! 소설 속의 세계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상황이 엉망진창이다. 단어 그대로 '개판 5분 전'이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분명 소설 속 배경이 되는 도시는 인질은 무슨, 자전거 도둑조차도 없는 평화로운 도시다. 그런데 갑자기 은행에 권총을 든 강도가 침입해서는 '6천5백 크로나'를 요구한다. 대략 한화로 88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은행강도가 찾아와서 880만 원도 아니고 88만 원을 요구한다니, 고정관념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뭔가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이다. 더 웃긴 건 하필 이 은행,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었다. 당황한 주인공은 횡설수설 변명만 늘어놓다가 경찰이 출동한 소리에 놀라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 매매 현장인 오픈하우스로 도망쳤다. 분명 시작은 은행 강도였는데, 갑자기 인질극으로 바뀌었다. 한 명은 인질범이 되어버렸고, 아파트를 구경하러 왔던 여덟 명은 졸지에 인질이 되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은행 강도는 겁도 많은데, 인질들은 강도의 요구와 협박에도 단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어쩌면 주인공이 들고 있던 총이 장난감 총이었다는 것을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아뇨! 아니에요! 나는 강도가 아니에요! 다만…, "그랬다가 숨을 헐떡이며 번복했다.
"음, 어쩌면 강도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여러분은 피해자가 아니에요! 이제는 인질극 비슷하게 되어버렸네요! 거기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제 일진이 사납네요!"
그 모든 사태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불안한 사람들, page 173)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어쩌다 보니 은행강도에서 인질범이 되어버린 여자와, 얼떨결에 인질이 되어버린 사람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불안한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뻔한 결말을 예상할 수도 있지만 작가가 누군가. 독자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만약, 당신이 철두철미하고 계획적인 강도를 기대했다면, 그리고 그런 강도를 잡기 위해 정의롭고 현명한 경찰을 떠올렸다면 포기하길 바란다. 주인공들이 어딘가 하나같이 어설프고 바보 같다. 거기에 불안에 잔뜩 쌓인 사람들만 등장한다. 이런 줄거리의 흐름이 독자의 예상을 깨트리는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주 무기이다.

 

인질을 잡았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다

 

 더 재미있는 점은 인질이 되어버린 오픈하우스의 사람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후에 경찰에게 진술을 할 때도 은행 강도 사건을 이야기해야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심지어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거나 잡담을 하기도 한다. 본질이 무엇인지 눈치채었는가? 이들의 공통점이란, 자신들이 피해자였으니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소설 [불안한 사람들]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껍데기만 어른인 채,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이를 먹었기에 일을 해야만 했고, 어른이 되었기에 어른인 척해야만 했던 그들의 스트레스를 줄거리로 풀어낸다. 

 이것저것 다 알고 있는 척, 사실 처음이면서 이미 경험해본 척, 불만이 가득하지만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척. [프레드릭 배크만]은 이런 상처를 정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깊은 통찰력을 선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마치 살아 숨 쉬듯이 그들만의 개성으로 보여준다. 

 "아니 무슨 이런 어설픈 범인이 다 있어?" 란 생각이 들 때쯤, 은행 강도 역시 더 이상 오픈하우스에 있는 인질들을 인질로 삼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오히려 인질 중 1명이 배고픈데 피자를 주문해 보자며, 경찰에게 피자를 주문해달라고 요청까지 한다.

"저기, 꼭대기 층에 있는 인질인데요. 여기 하와이안 피자 좀 갖다 주세요."
"파인애플이랑 햄은 빼고, 그 대신 바나나랑 땅콩을 넣어주시겠어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주문인가 싶지만, 정말로 이렇게 주문한다. 이 상황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범인마저 "최악의 인질이야, 당신들은 역대 최악의 인질이야."라고 되려 허탈해하는 모습까지 벌어진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책을 보면서 낄낄대며 웃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나도 어른이었다. 나이를 먹고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친구들과 야간자습에 공부하지 않고 도망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나이가 30이다. 그렇지만 나는 정말 어른인가?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난 아직까진 청소년이고 싶다. 그러나 이젠 사회적으로 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만 간다. 아직도 난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데, 사회는 "그런 것도 못하냐?"라며 눈치를 주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이 책은 그런 어른들이 모여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팬데믹 시대에 찾아온 각자의 불안들을 희극적으로 표현해 놓은 웃기면서도 행복한 해피엔딩 스토리였다. 범인이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인질극에 휘말리게 되며 그 안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상처를 발견하고 치유해주는 회복 소설이었다.

 

그대에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게 아니라, 온갖 일들이 그대에게 벌어질 것이고, 모두 멋진 일일 것이다.
(불안한 사람들, page 44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