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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줄거리 - 최은영의 가슴 시리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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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학위라도 가지고 계신 것인가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밝은 밤, 교보문고 서평)

 [쇼코의 미소]라는 단편으로 큰 열풍을 일으켰던 [최은영] 작가를 알고 있는가?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서정적이며 담담한 문체. 그러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문제의식의 제기로 작가는 연령에 상관없는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녀가 쓰는 글은 경이로움을 넘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러한 작가가 내놓은 [밝은 밤]이라는 소설은 작년 2020년부터 일 년 동안 연재했던 작품을 다듬은 끝에 세상에 선보인 첫 장편소설인데, 평소 단편보다 장편소설을 더욱 선호하는 나로선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단 소식에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었다.

단정하고, 예민하고, 뜨거운 글쓰기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page 369)

 이미 [최은영] 작가의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녀가 어떤 스타일로 어휘를 구사하는지 잘 알 것이다. 읽는 내내 이야기와 문젯거리, 갈등 상황은 매우 심각한데 문체는 너무나도 단정해서 위화감이 든다. 그러나 그 위화감이 오히려 독자들을 몰입시키는데 큰 장치를 한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 다소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젠더이슈에 휘말릴 수도 있지만, 그러한 걱정이나 비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매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황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였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 오래전 여성에 대한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도저히 마지막까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읽던 내내 가슴이 아려 콧등이 시큰둥했으나, 괜히 표현할 수 없어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었으며, 그녀의 소설은 슬펐지만 아름다웠다.

 사실, 소재가 독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소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영상매체나 책을 통하여 충분히 접했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 세대도 있다고 하니, 과연 다양한 연령층을 상대로 작가의 이야기가 들릴까? 걱정까지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생각은 [밝은 밤]을 읽으며 저절로 반성하게 만들었다. 시대를 이어온 이야기는 곧, 나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다. 나의 뿌리를 부정하거나 걱정한다면 그것은 곧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란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이야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옛날 여성이 표현의 자유를 가질 수는 없었다. 1900년대 후반까지 이어져 온 가부장적인 사회문화 속에서 할머니 세대의 여성들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밝은 밤]은 이러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함께 해왔던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주인공인 [새비][삼천]이의 우정을 강조하며, [새비]의 딸과 [삼천]이의 딸인 할머니, 그리고 그녀들의 자식들과, 그 자식들의 딸까지 이어져오는 세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무려 4세대나 연결되는 기나긴 이야기를 통해 질곡의 역사를 표현한다.

위안부에 끌려갈 뻔했던 백정 출신의 증조할머니
6.25 전쟁 이후 중혼을 당하고도 호소할 곳이 없었던 할머니

 또한 그녀는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배경 속, 사회적 윤리와 도덕성이 무너지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한층 더 약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여성들의 입장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동시에 남성이 짊어져야만 했던 가장의 무게 역시 슬프도록 아름답게 표현해낸다.

당시 가톨릭의 신념으로 백정이었던 여인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떠났던 증조할아버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자원입대한 증조할아버지
부모님의 빚과 가정의 생계를 위해 도일한 [새비]네 아저씨

 그래서 앞부분에서 논란이 될 만한 젠더이슈에 대해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표현했다고 말한 것이다. 잠깐만이라도 그런 요소를 모두 내려놓고, 그 시대적 배경 속에 나를 집어넣는다면 저런 상황들이 충분히 이해될 수밖에 없는 나의 모습을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신념, 가치관이 정말 맞는 것인지 심리적인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한 작가의 실력에 저절로 존경심이 들게 한다.

 

나를 존중하자.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내가 지금의 '나'면서 세 살의 '나'이기도 하고, 열일곱 살의 '나'이기도 하다는 것도. 나는 너를 너무 쉽게 버렸지만 내게서 버려졌던 '나'는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사실을. '그 아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관심을 바라면서,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위로받기를 원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밝은 밤, page 336)

 책을 읽으면서 참 가슴 시리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최은영] 작가가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이 순간, 그러니까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고 있는 나 자신, 혹은 지금까지의 '나 자신'이란 바로 오늘날까지 열심히 살아왔던 '나의 모든 인생'이 깃들어있던 '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존중하고, 위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상처를 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 깨달았다. 작가는 도대체 [밝은 밤]이라는 소설을 집필하면서 마음에 담아둔 모든 것들을 책 속에 싣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감이 오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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