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건너는 치유와 위로의 에세이
왠지 제목부터 위로가 잔뜩 되는 기분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라는 말 자체가 사람들에게 건넬 수 있는 최고의 위로가 아닐까. 평소 멘탈이 자주 무너지는 편이라서 힐링 시, 힐링 소설, 힐링 에세이는 많이 즐겨보는 편이지만, 제목부터 이렇게 격려를 해주는 책을 발견하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는 이미 독자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에세이를 전해주기로 유명한 [정영욱] 작가의 신간이었다. 작가가 쓰고 있는 책을 이미 읽은 적 있다면,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전부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문구를 쓰기 좋아하는 작가였기 때문에, 이번엔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궁금했다.
선택과 후회
서로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반복되는 삶에 지쳐 넘어져있는 나를 포근하게 안아 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무리 얼어붙어 있는 마음이라 하더라도 조금씩 녹아내리고, 아픈 부분을 터치하는 순간 참았던 괴로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진 않을까. 그 사람은 내게 그저 따뜻한 품을 내어주고, 위로해주었을 뿐인데. 그 넓은 포용이 나에게 힘이 되고 치유가 되고 있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는 그런 따뜻함이 녹아있는 책이다. 나의 상황을 모르는 타인에게 진심이 담긴 조언이 듣고 싶은 날, 이 책은 나에게 그러한 조언을 건넨다. 게다가 [정영욱] 작가는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 누구 하나 빠뜨리지 않고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하고 싶어 한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 마음이 한 글자, 한 문장마다 가득 담겨있다.
책의 초반부에선 '선택과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작가는 "삶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늘 후회와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자. 나만 유독 후회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나의 선택에 대해 자꾸만 미심쩍은 생각이 드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가깝다."라며 선택과 후회에 대한 위로를 건넨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내게도 '인생의 슬럼프'는 있었던 것 같다. 빈털터리로 집을 나와 고달픈 밤을 보낼 때, 군 복무 중 휴가만 기다리고 있는데 '메르스'가 유행하여 휴가를 나가지 못했을 때, 열심히 준비하였는데 취업을 하지 못할 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고 혼자 남겨졌을 때.. 더 많았을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말을 듣고 나니 문득 지나온 내 시간들 속 후회될 만한 선택을 했던 순간이 기억난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선택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 모든 것들이 왜 그토록 후회되었는지, 왜 그토록 힘들었는지 웃음이 나온다. 이런 것이 바로 [정영욱]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이 아닐까?
나를 함부로 학대하고 괴롭히지 말자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의 중후반 부분엔 매우 큰 글씨로 2개의 문장이 적혀 있다.
"세상 어디 들춰봐도 너보다 소중하고 귀중한 건 없다."
"망가뜨리지 말고, 함부로 대하지 말 것."
내가 나를 함부로 학대하고 괴롭히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자주 생각한다. 안 그래도 평소 심리학이나 힐링, 철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접하다 보니 어느새 나를 사랑하라는 문구를 정말 많이 접하게 된다. 보통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문구가 자주 나오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왜 많은 책들을 읽고 있지만, 왜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것일까.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걸까. 아직까지 정답은 알 수 없다.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의 내용 속엔 지친 나를 위로해줄 많은 말들이 담겨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내 마음속에 와닿았던 부분은 이것이었다.
"다시, 당신의 '해 봄'을 응원하겠습니다.
어떤 일은 굳이 무언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해 봄'그 자체만으로
이미 기적이 일어난 것과 같으니.
나는 또 당신의 그 해 봄을 응원합니다.
해 봄.
당신의 그 해 봄.
그 해 봄.
말만으로도 푸른 새싹이 돋아날 것만 같은 말이니까요.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 page 139)
언어의 유희라고 하였던가.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응원이 느껴졌다.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가보지 못한 일이라면 분명 '두려움'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본다는 것'이라는 그 자체가 더욱 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Just Do IT라는 멋진 메시지도 있지 않던가.
딱딱하고 지쳐있는 마음에 작은 웃음과 용기를 얻어갈 수 있는 공감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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